책을 '다시' 읽는다는 것 : 한국의 평등주의, 그 마음의 습관


송호근 교수와의 인연 (인연이라 하기에는 일방적인 성격이 짙지만) 은 4년 전인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부 2학년 핵심교양 과목으로 '세계와 한국의 이데올로기'라는 강의를 통해서 사회학과 송호근 교수를 처음 알게 되었다. 수강 신청의 경위는 그저 '강의명' 때문이었다. 사실 다른 과목을 수강하려 했으나 인기 강좌였던 탓에 결국 신청하지 못하고 차선책을 찾던 차에 이름이 맘에 들어 선택했다. 그렇게 어쩌다 듣게 된 강의였지만 교수님의 시각이 상당히 신선했던 탓에 즐겁게 수강했던 기억이 난다. 아마 그 때부터 사회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리라.

그렇게 강의를 수강하면서 교수의 저작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읽어보게 되었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상당히 짧은 분량으로 일종의 '보고서'같은 책이었지만, 간결하면서도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사회 현상들을 꿰둟는 큰 줄기 하나를 발견한 기분이었다. 그래서 좋은 기억만 남아있던 책이었다. 최근에 무슨 일 때문인지 이 책을 다시 꺼내 보게 되었다. 한 번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 법이 거의 없기 때문에 조금 망설였지만 그리 길지 않은 분량이니 다시 한 번 읽어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결과는? '글쎄올시다......'

물론 지금 두 번째로 책을 읽고 난 뒤에 그 때와 180도 다른 시각을 가지게 된 것은 아니다. 전혀 다른 성격으로 보이는 현상들을 아우르는 공통점을 발견하는 저자의 통찰력에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또한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대한민국을 분석하고 비판하는 사회적 관점 또한 배울 점이 많다.

하지만 두 번째 읽으면서 느낀 것은 당시에 상당히 '무비판적'으로 글을 읽었다는 사실이다. 저자의 강의나 다른 저서들로 인해 상당히 많은 감명(?)을 받은터라 그의 주장들을 별도의 여과 과정없이 수용하였고, 정신을 차린 지금에서야 그것들을 깨달았다. 예를 들면, '한국 사회에서 나타나는 평등주의를 '습속(folklore)'이라 부르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라는 의문이라든가 '이 이론이 현재 사회를 잘 설명해주고 있는가?'하는 의문들을 당시에는 제기해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 후회들을 곱씹으며 이번에는 머리 좀 써 가며 읽으려 했건만, 뜻대로 되지 않은 것은 이것저것 고민거리가 많았기 때문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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